
치매 관리 토론회…"경도인지장애부터 위험군 선별해야"
7일(수) 서영석 의원 '치매 100만명 시대 준비 토론회' 주최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로 국가치매관리비용만 연간 20조원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298만명…매년 10~15%가 치매로 진행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위험도가 높은 환자를 선별·관리해 선제 대응할 필요
초기 관리 위한 가족상담료 급여화, 보험 정책 개선, 신약 치료 확대 등 제언
서 의원 "치매로 인한 국민 고통과 혼란을 줄일 수 있도록 최선 다할 것"
7일(수)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치매 100만명 시대" 초고령사회 한국은 준비됐는가?' 토론회에서다.
선제적인 치매 관리를 위해 치매 전(前)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고위험군이 선별·관리될 수 있도록 의료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7일(수)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치매 100만명 시대, 초고령사회 한국은 준비됐는가?' 토론회에서다. 발제자로 나선 이찬녕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경도인지장애는 경증 질환이 아니며 치매 중증화를 막을 수 있는 치료의 적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를 앓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치매역학·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치매 환자는 97만명으로 예측됐다. 내년에는 100만명을 돌파한 뒤 2044년 200만명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치매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올해 298만명에서 2033년 407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도인지장애는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기억력, 언어능력 등이 떨어져 치매로 악화될 위험이 높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10~15%가 매년 치매로 진행된다.
치매 관리를 위한 경제적 부담도 크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은 지역사회에 거주할 경우 1천733만원, 시설이나 병원에서는 3천138만원으로 나타났다. 국가 전체로 보면 연간 치매관리비용은 2022년 기준 약 20조 8천억원, 국내총생산(GDP)의 1%를 차지한다. 정부는 2026년부터 적용될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26∼2030년)을 수립할 예정이다. 치매 조기발견과 초기 집중관리를 강화하고, 치매 가족의 돌봄 부담을 덜기 위해 장기요양 재가 서비스를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치매의 적절한 관리를 통해 사회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질환의 진단과 증상을 관리하는 의료적 개입이 필수적"이라며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치매 위험성이 높고 치료가 가능한 환자군을 선별하는 의료적 개입을 통해 치매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뚜렷한 치료제가 없어 의료적 개입이 검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교수는 "새로 도입된 치매 신약 등을 고려할 때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질환 중증도 평가에서 경도인지장애가 경증으로 분류돼 상급병원에서 기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도인지장애, 초기 치매 환자 관리를 위한 의료 지원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증상이 시작되는 초기에 집중적인 관리가 중요한 만큼, 인지기능 가족상담료의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치매 신약 치료의 고비용으로 소득 수준에 따라 치료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며 국내 표준화 진료지침과 적절한 보험정책을 마련할 것을 제언했다.
이어진 발제에서는 치매 정책을 실버산업과 성장·연계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최호진 한양대학교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정책이사)는 "빠른 속도의 고령화를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앞서가는 실버산업 시장으로 조성해야 한다"며 "치매 관리와 노인 복지 비용을 '비용'으로만 보는 시각을 전환해 사회적으로 실질적인 '생산적 비용'이 되도록 하는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세계적으로 앞서 있는 정보통신(IT) 기술 ▲우수한 의료시스템 ▲치매 정책 인프라를 결합해 새로운 헬스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며 "적절한 산업화를 통해 치매관리·노인복지 관리 예산이 새로운 헬스케어 산업 육성으로 선순환되는 기틀이 마련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서영석 의원은 "치매를 빨리 발견하고 빨리 치료할수록 돌봄에 드는 시간과 비용은 그 이상 절감될 수 있다"며 "새 정부가 치매 정책의 패러다임을 선제적으로 전환하고 치매로 인한 국민의 고통과 혼란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