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禹의장, 교황청 국무원장 예방해 교황 방북요청 서한 전달
16일(목)부터 25일(토)까지 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 3개국 공식방문
우 의장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계기 교황 방북 시 한반도 평화 전환점"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 "한국의 평화 노력 지지…인내하며 나아가야"
우 의장, 유흥식 추기경과의 면담에서 한반도 평화 위한 협력 방안 논의
우원식 국회의장은 현지시간 21일(화) 오전 이탈리아 바티칸 교황청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을 예방하고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성공 개최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우 의장은 교황의 방북을 요청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서한을 파롤린 국무원장에게 전달했다.
우 의장은 "전 세계 가톨릭 신자의 영적 고향인 바티칸에서 국무원장님을 뵙게 되어 매우 영광이다. 레오 14세 교황님의 즉위를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교황청은 한반도 평화에 있어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외교적·정신적 파트너다. 우리 정부는 남북 간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통해 대화의 문을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2027년 서울에서 개최될 세계청년대회와 관련해 "전 세계 40만명에서 최대 100만명에 달하는 청년들이 서울에 모여 평화와 연대의 가치를 나누게 될 것"이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황님께서 서울 방문 시 방북까지 실현된다면, 이는 세계평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매우 큰 상징이 될 것"이라며 교황의 방북을 요청하는 서한을 국무원장에게 전달하는 한편 "한국 정부와 국회는 세계청년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한국 천주교회는 매우 역동적이고 살아있는 공동체로, 그 신앙의 깊이와 사회적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 정부와 의회가 협력해 세계청년대회를 잘 준비하고 계신 점에 감사드린다"며 "정부의 초청 절차를 포함해 레오 14세 교황님의 서울 방문이 성사되길 바란다. 세계청년대회는 정부와 교회가 함께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행사이며, 교황청도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남북 간 대화가 중단되고 관계가 경색된 것은 유감이지만, 한국 정부가 다시 대화를 시도하는 것에 깊은 공감을 표한다. 평화는 대화·신뢰·긴장 완화의 선순환 위에서 성립되며, 즉시 결과가 없더라도 인내로 나아가야 한다"며 "교황청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 정부와 의회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한국 주교회의와 함께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면담에서는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세계 청년에게 전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다뤄졌다. 우 의장은 "세계 청년들이 남북을 잇는 '인간 띠 잇기' 행사를 함께한다면 한반도 평화의 의미를 전세계에 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얼어붙었던 마음을 녹이는 아주 소중한 행사로 그 꿈이 꼭 실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석한 박정 의원은 "DMZ(비무장지대)는 70년간 자연이 보존된, 분단의 상징이자 평화를 염원하는 장소"라며 "세계 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이곳에서 한다면 평화의 메시지와 기후, 인류의 공동과제가 상징적으로 표현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의장님의 서한을 교황께 잘 전달하겠다. 의장님께서 말씀하신 그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우리도 함께 노력하겠다"며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되고, 화해와 평화의 새 시대가 열리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파롤린 국무원장과의 면담에는 박정·허영·박상혁 의원, 박태서 공보수석비서관 등이 배석했다.
우 의장은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 면담에 하루 앞서 전날(20일) 교황청에서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을 만나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준비 상황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우 의장은 "한국 청년들이 세계 청년들과 함께 휴전선에서 '인간 띠 잇기'와 같은 평화 상징 행사를 열면 의미가 클 것"이라고 제안했고, 유 추기경은 "교황청이 서울 개최를 결정할 때 '평화'를 핵심 주제로 삼았다. 한국이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가장 적합한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 추기경과의 면담에는 박정·허영·박상혁 의원, 조오섭 의장비서실장 등이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