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한국 여성 정치 네트워크 (대표 이선희)는 성명서를 통해 이재명 정부의 반인권적 이주노동자 단속을 규탄한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개최를 명분으로, 이재명 정부가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합동 단속에 나섰다. 이에 대해 이주·노동단체들은 이미 토끼몰이식 단속이 초래할 위험성을 경고해온 바 있다.
APEC 회의를 이유로 한 이번 단속에서 정부는 단속반원이 공장 주변을 에워싸 이주노동자를 공장 안에 가두고 검거하는 방식을 취했다. 그 결과 지난 28일 저녁, 대구 성서공단에서 단속을 피해 달아나던 20대 베트남 여성 노동자가 추락사하는 참극이 발생했다.
추락사한 이 여성은 대구의 한 대학을 졸업한 후 취업을 준비하며,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해당 공장에서 2주간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이었다. 이주·노동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사고로 볼 수 없다고 말한다. “수십 년간 반복되어온 반인권적 정부 단속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양산해온 잘못된 제도”가 결국 또다시 비극을 낳았다는 것이다.
기업은 저임금 노동력을 원하고, 정부는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며 성장경제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그 자리를 채워온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적 처우는커녕, 그들을 범법자로 취급하는 이중적 태도를 정부는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사람이 아닌가? ‘빛의 혁명’을 자처하며 인권을 말해온 이재명 정부의 기만적 행위를 규탄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내외국인 모두가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그 약속과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눈에는 오직 한 사람, 트럼프만 보이는가? 토끼몰이식 이주노동자 단속과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정책은 무엇이 다른가? APEC의 ‘성공’을 위해 반인권적 단속을 자행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려는 듯한 이재명 정부의 안일한 외교정책은 참으로 실망스럽다.
지난 탄핵 정국에서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은, 대한민국이라는 공간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사람들의 인권 보장과 평등·평화로운 공동체를 원했다. 그러나 지금의 정부는 반인권적 군사주의의 상징인 트럼프를 과도하게 환대하는 것을 외교로 착각하고 있다. 국민은 그런 정부를 위해 빛을 밝히지 않았다.
이전 정부들과 한 치 다름없이 이주노동자를 반인권적으로 대하는 이재명 정부의 사과와 반성을 촉구하며, 고인이 된 베트남 여성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2025년 10월 30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