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영향평가 토론회…"대상·범위·주민참여 확대해야"
1일(화) 이용우 의원 등 '기후변화영향평가 제도 개선 토론회' 주최
국가 주요 계획이나 대규모 개발사업 시 기후변화 영향을 사전에 평가
현행 기후변화영향평가는 규모에 따른 일률적 시행기준으로 사각지대 발생
사업 특성에 따라 대상·범위 재설정하고 환경영향평가와 통합하는 방안 제시
주민 의견수렴 범위 확대하고 평가항목 생략·간략화 기준 보완할 필요
이 의원 "체계적이고 투명한 평가제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
기후변화영향평가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 특성에 따라 대상·범위를 재설정하고, 평가 과정에서 주민 참여를 확대하는 등 법·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1일(화)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이용우·이학영·박정·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동주최로 열린 '기후변화영향평가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다. 발제를 맡은 이근옥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평가 대상에서 일률적으로 제외되는 대상계획·사업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후변화영향평가는 국가의 주요 계획이나 대규모 개발사업 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조사하고 예측·평가하는 제도다.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 사업 가운데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거나 기후위기에 취약한 ▲에너지 개발 ▲산업단지 조성 ▲도시 개발 등 10개 분야에 적용 중이다. 문제는 규모(면적·길이)를 중심으로 시행기준을 일률적으로 구분해 제도의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도시개발사업의 경우 100만㎡ 미만이 전체의 84%를 차지하지만, 현행법은 사업면적 100만㎡ 이상에 한해 기후변화영향평가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기후변화영향평가는 지나치게 대규모 사업에만 한정돼 있다"며 "중소규모 사업은 개별적 특성을 판단해 선택적으로 기후변화영향평가를 시행할 수 있도록 법규를 개정하는 한편, 환경영향평가와 대상범위를 통합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평가 과정에서 이뤄지는 주민 의견수렴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이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 변호사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는 평가 대상지역을 넘어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나타난다"며 "사업지역 내 주소를 갖지 않은 사람이라도 기후변화영향평가서 초안 의견수렴 절차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평가항목의 생략·간략화 기준이 미비해 자의적으로 작성할 우려가 크다"며 "구체적인 사유가 평가서에 충실히 기재돼야 한다는 내용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민지 한국법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평가 대상에 고온난화지수(GWP)가 포함되지 않아 실질적인 평가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는 실제 기후영향을 과소 추정하게 만들어 산업별 감축정책과의 연계성 등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탄소예산을 기반으로 감축 목표가 수립될 필요성도 언급됐다. 한 부연구위원은 "세부적으로 감축해야 하는 목표와 국가·지방자치단체별 탄소예산에 대한 고려가 반영되지 않아 잔여 탄소예산대비 절감가능성이 평가되지 않고 있다"며 "실현 불가능한 기술이나 선언적 수단이 포함되기 쉬운 구조"라고 말했다.
김완희 ㈔환경영향평가협회 부회장은 "온실가스 배출량은 단순히 사업 규모와 비례하지 않고 사업의 성격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며 "대상사업의 종류·규모 설정을 위해 보다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동영 국회입법조사처 환경노동팀 입법조사관은 주민 의견수렴과 관련해 "기후변화영향평가는 특정 정책이나 사업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과 기후변화로부터 영향받는 요소를 평가하는 것"이라며 "평가 대상지역 주민의 의견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역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이용우 의원은 "기후변화의 영향은 지역을 초월하는데 제도는 여전히 지역적 울타리 안에 머물러 있다"며 "체계적이고 투명한 평가제도로 나아가기 위해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