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신문) 80년대 메이커 ‘세운상가 기술장인’과 21세기 메이커 지원 그룹 ‘팹랩서울’이 손을 잡고 청소년메이커 양성을 위한 <손끝기술학교>를 운영한다.
세운상가 기술장인은 서울특별시가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발굴한 발명가와 수리기술자들이다. 이번 <손끝기술학교> 교육에는 열살 때부터 직접 라디오를 만들기 위해 세운상가에서 부품을 구하러 다녔다는 차광수장인(발명가), 십대 때 녹음기를 수리하러 왔다가 인연을 맺고 지금까지 세운상가에서 일하는 나호선장인(수리기술자)이 강사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팹랩서울은 제조스타트업을 발굴·지원하고 메이커들을 위한 장비지원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디지털 제작소이자 메이커들의 배움터다. 세운상가 곳곳에서 제조 관련 재료들을 구할 수 있고, 기술 분야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2013년부터 세운상가에서 메이커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다.
오래된 기술인 전자회로와 새로운 기술인 3D프린터의 콜라보레이션으로 구성된 이번 기술교육은 전자악기와 스피커를 만드는 [전자소리반], 3D프린터를 직접 만드는 [3D프린터만들기반]으로 나누어 운영한다.
[전자소리반]은 전자악기와 스피커의 내부부터 외형까지 직접 만드는 프로젝트 수업이다. 내부를 만드는 전자회로 기술부터 외형을 제작하는 3D프린터 기술을 배운다. 세운상가 장인의 전통기술인 전자회로와 신기술인 3D프린터를 함께 배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며, 교육기간은 8.31(수)~10.27(목) 매주 수/목요일 오후 2시~6시까지이다.
[3D프린터만들기반]은 세운상가에서 부품을 구해 직접 3D프린터를 만들어보는 프로젝트 수업이다. 아두이노, 스텝모터, 써미스터 등의 사용법은 물론 레이저커팅기 사용까지 배우고, 직접 3D프린터를 만들게 되며, 교육기간은 10.8(토)~11.12(토) 매주 토요일 오후 2시~6시까지이다.
<손끝기술학교>에 참가를 원하는 청소년은 오는 26일(금)까지 서울시 홈페이지 또는 『다시·세운 프로젝트』 거버넌스 팀인 ‘OO은대학’ 홈페이지(http://oouniv.org/)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전자회로와 3D프린터에 관심 있는 청소년은 누구나 신청가능하며, 각 과정 당 20명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된다.
<손끝기술학교>는 서울특별시가 세운상가를 창의제조산업의 혁신지로 구상하고 추진하는 『다시·세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운상가의 물적, 인적 자원을 활용한 현장중심의 기술교육이다. 또한 교육에 참여하는 청소년들과 강사진이 직업과 인생관에 대해 소통하는 대안교육을 접목한 새로운 방식의 청소년과학기술교육이다.
<손끝기술학교>는 취업을 위한 단순 기능교육 중심이었던 전자기술교육의 한계를 딛고자 인문학적 교육방법을 접목하여 운영한다. 장인의 기술뿐만 아니라 인생과 철학을 공유하고, 참가한 청소년들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약속하는 커뮤니티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시도는 그동안 인문교육의 비중이 많았던 대안교육에도 기술교육을 접목한 새로운 실험이 되리라 기대된다.
서울특별시는 <손끝기술학교>의 교육과정과 제품을 만드는 방법을 기록해서 매뉴얼을 제작·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아이디어로 제품을 만들기 원하는 시민 누구나 세운상가에서 부품을 구입하고, 세운상가 장인의 기술이 담긴 매뉴얼을 활용해 독창적인 제품을 만드는 메이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손끝기술학교>의 운영과 그 과정을 기록한 매뉴얼의 제작·배포로 인해 앞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물건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생활기술문화가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진희선 서울특별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세운상가에서는 스타트업이 구현하기 어려운 프로토타입을 만들거나, 대학의 연구소와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기술장인이 많다. 현장에서의 오랜 경험과 생생한 지식은 물론, 기술자로서의 인생관과 철학을 공유하게 될 이번 <손끝기술학교>는 청소년과학기술교육의 새로운 실험이자, 대안교육의 발전적 방향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