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담대한 구상’
김정은의 마음 한 번만 흔들어 놔도‘임무 완성!’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밝힌‘담대한 구상’을 두고‘북한이 호응할 리 없다, 이명박 정부 비핵 개방 3000의 재탕이다, 북한이 정작 우려하는 군사·정치적 체제 보장에 대한 내용이 없다’등의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담대한 구상’발표 다음 날인 오늘 (16일) 북한이 체제 안전 보장의 핵심사안이라고 주장하는 한미연합훈련의‘몸풀기’격인 한미 을지프리덤실드 사전 연습이 시작됐다.
결국 김정은 당국이‘담대한 구상’에 당장은 호응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한미연합훈련을 계기로 미사일 도발과 같은 정세 긴장으로 나올 확률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의‘담대한 구상’은 큰 의미를 가진다.
우선‘구상’이라는 용어 선택이 매우 적절해 보인다. 윤 대통령의‘담대한 구상’은 지금까지 나온 보수와 진보 대통령들의 대북정책을 매우 균형적으로 한 바구니에 잘 담고 있다.
제재 해제에 목이 맨 김정은으로서는 윤석열 대통령의‘담대한 구상’을 들여다보면서 본인이 비핵화 협상에 나올 경우 초기 협상 과정부터‘얻을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구나’하고 마음이 좀 흔들릴 것이다. 김정은은 대북 제재를 일부 해제해 줄 수 있다는 대목에서‘혹시 새로운 하노이딜을 구상해 볼까’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윤 대통령의‘담대한 구상’발표 다음날 한미가 연합훈련 사전 연습에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핵을 보유하고 있다가 결국 자신이 진짜 망할 수 있다고 걱정할 수도 있다.
물론 김정은 정권이 실제 대화에 나와서 비핵화를 약속한다고 해도 북한이 그 약속을 지키리란 보장은 없다. 지금까지의 비핵화 합의들은 결국‘검증’이라는 벽에 막혀 실패했다. 북한은 이미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쳤고 다종의 미사일들도 하루가 다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커다란 대북유인책을 던져 놓고 그와 동시에 한미연합훈련을 추진해 원칙과 실용에 기초한 대북정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2022년 8월 16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태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