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아동·청소년 성범죄, ‘아는 사람’과 온라인에서 시작될 수 있다!
성평등가족부 발표가 보여준 구조적 경고,
법의 사각지대를 메워야 한다.
5월 12일, 성평등가족부는 「2025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 추세 및 동향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은 불법 성착취물 제작·유포 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디지털 성착취 범죄를 국가가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중대 범죄로 규정했다.
이번 분석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가 더 이상 ‘낯선 사람에 의한 우발적 범죄’가 아니라, 신뢰 관계를 악용하고 온라인 공간을 통해 접근하는 구조적 범죄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2024년 유죄 판결이 확정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의 피해자는 총 5,072명이었고, 이 가운데 24.9%는 13세 미만 아동이었다. 피해자의 91.5%는 여성이었으며, 가해자의 평균 연령은 33.2세였다. 피해자의 71.7%는 가족·친척 또는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으로부터 피해를 입었고,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사람이 가해자인 경우도 38.1%에 달했다. 온라인에서 접촉한 경우의 59.6%는 실제 오프라인 만남으로 이어졌다. 또한 디지털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가해자는 1,049명으로 10년 전보다 약 4배 증가했지만, 전체 가해자의 57.1%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우리나라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예방하고 처벌하며, 피해자를 보호하고 재범을 방지하기 위한 특별법이다. 온라인 그루밍 처벌, 성착취물 제작·유포·소지 규제, 신상정보 등록, 취업 제한, 피해자 지원 등 포괄적인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통계는 법률과 제도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양형, 플랫폼 책임, 장기적 피해 회복 지원, 재범 관리 측면에서 여전히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디지털 성착취 범죄는 단순한 성범죄가 아니라 막대한 불법 수익을 창출하는 조직적 범죄 산업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다수의 운영자들은 범죄 수익을 은닉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어렵게 만들기 위해 암호화폐를 주요 결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피해자의 고통을 기반으로 형성된 범죄 수익을 그대로 두는 한 디지털 성착취 산업은 반복적으로 재생산될 수밖에 없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무관용 원칙이 실질적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 보완을 촉구한다.
첫째,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중대성을 반영해 양형기준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반복 범죄와 디지털 성착취 범죄에서 집행유예가 과도하게 선고되지 않도록 실효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디지털 성착취 플랫폼 운영으로 얻은 범죄 수익에 대해 전면 몰수·추징 원칙을 선언해야 한다. 암호화폐를 이용한 은닉 재산까지 철저히 추적하여 범죄로 얻은 경제적 이익을 완전히 박탈해야 한다.
셋째, 몰수·추징한 범죄 수익은 피해자에 대한 심리치료, 법률 지원, 학업 지속, 사회 복귀를 위한 회복 지원 재원으로 우선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넷째, 아동·청소년이 이용하는 플랫폼 사업자에게 그루밍 탐지, 반복 계정 차단, 수사기관 요청 시 신속한 자료 보존과 제출 등 보다 구체적이고 강화된 보호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
다섯째,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단기 상담에 그치지 않고 장기 심리치료와 사회 복귀까지 포괄하는 국가 책임 체계로 확대해야 한다.
여섯째, 동종 전과자와 고위험 가해자에 대한 치료 프로그램과 재범위험 평가를 강화하여 재범 방지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일곱째, 성범죄 통계와 정책 효과를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피해 유형과 재범률, 양형 현황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평가 체계를 제도화해야 한다.
아동·청소년 성범죄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사회적 신뢰와 디지털 기술을 악용하는 구조적 범죄이며, 동시에 피해자의 고통을 수익화하는 범죄 산업이다. 법률의 존재만으로는 아이들을 충분히 보호할 수 없다. 범죄 수익을 끝까지 환수하고, 그 재원을 피해자의 치유와 회복에 돌리며, 국가가 예방부터 처벌, 회복과 재범 방지까지 전 과정을 책임져야 한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정부와 국회가 이번 분석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경제적 기반까지 근절할 수 있는 강력한 제도 개선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한다.
2026년 5월 13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